• 더 비싼데, 그래도 정품 프로세서 사야할까?
    등록일 2021.10.08 | 조회수 298
  • 자신이 직접 프로세서를 구입하기 위해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프로세서를 추천해 주기 위해서 인터넷에 가격 검색을 해본 사용자라면, 똑같은 프로세서인데도 가격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경험해봤을 것입니다.

     

    이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 및 유통되는 이른바 ‘정품’ 프로세서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입수된 ‘비 정품’류 프로세서가 동시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 때문에 같은 프로세서라도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어 혼란스러워진 것이라 볼 수 있지요.

     

    당연히 정식 수입/유통 제품이 좀 더 비싸고 벌크나 트레이 제품이 더 저렴한데, PC 구축 경험이 많은 사용자라면 어려움 없이 올바르게 프로세서를 선택 및 구입해 PC 구축을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라면 어떤 것을 사야할지 몰라, 가격만 보고 트레이/벌크 프로세서를 구입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비싸더라도 정품 프로세서를 왜 구입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간단히 소개 드려볼까 합니다.

     

     

    정품 프로세서, 그리고 비 정품 프로세서의 차이

     

    이미 몇번의 기사를 통해서 정품 프로세서의 혜택이나, 차이점에 대해서 소개 드려왔습니다만, 처음 이 내용을 접하게 되신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히 차이를 설명 드리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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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행수입(또는 해외직구) 제품은 정품과 같을지라도 A/S 정책은 차이가 있다

     

    먼저 정품 프로세서는 위처럼 정식 박스 패키지와 보증서, 그리고 수입/유통사의 인증 스티커들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수입/유통사의 정식 스티커가 붙어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정품 유/무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는데, 국내에서 3년간 무상 A/S 지원과 다양한 정품 프로세서 사용자 혜택을 받아보기 위해서는 위처럼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부착된 제품을 구매해야만 가능합니다.

     

    곱게 박스 패키지로 된 상품을 구입했다 하더라도, 정식 수입/유통 제품이 아니라서 정품 인증 스티커가 없는 경우에는 국내에서 A/S 및 각종 지원 정책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사용자가 직접 미국의 인텔 본사를 통해 최장 3년간 A/S를 보장 받을 수 있긴 합니다) 정품과 동일하지만, A/S 및 여러 혜택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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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 CPU들의 모습, 박스패키지와 쿨러가 없으며 CPU만 있다 (출처 Taiwantrade.com)

     

    정품이냐 아니냐를 두고 이야기 한다면, 위처럼 박스 패키지가 아예 없이 매우 단순한 형태로 프로세서만 단독으로 판매되고 있는 ‘트레이’ 또는 ‘벌크’ 타입의 제품이 주로 정품이 아닌(?)쪽에 속한다 볼 수 있는데, 이 녀석들은 태생적으로 대기업이나 회사 납품 용이라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가 아니기 때문에 A/S 정책도 다르고, 또 A/S를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A/S 기간도 정품에 비해 매우 짧고, 박스 패키지 비용도 일체 들지 않았으며, 기본 제공되는 쿨러조차 없기 때문에 이런 트레이/벌크 계열 제품들은 정품 프로세서에 비해 대체로 가격이 5~10% 가량 더 저렴하게 형성되는 편입니다. (무상 보증이나 박스 패키지 비용이 빠졌으니 당연하겠죠?)

     

    ‘정품’이라는 표현 때문에 정품이 아닌 다른 프로세서들은 인텔이 만들지 않은 것인가 혼란스러워 하실 분들을 위해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런 것은 아니며, (중국 등에서 의도적으로 속여 판매하는 가짜 프로세서가 아닌 이상)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는, 같은 프로세서 입니다.

     

    단지 ‘A/S 정책과 기타 정품 사용자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정품’ 여부가 가려진다 보면 되겠습니다.

     

     

    심상치 않은 인텔 프로세서 가격

     

    정품과 비 정품 프로세서 간 가격 차이는 원래부터 어느 정도는 있었습니다. 

     

    좀 전에 위에서도 5~10% 정도라고 말씀드렸는데, 간혹 둘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오히려 정품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이들의 가격 변동은 잦은 편입니다. 잦긴 하나, 정품 프로세서가 평균적으로 좀 더 비싼 가격을 형성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정품과 그렇지 않은 프로세서들의 가격 차이가 없거나 크지 않다면, 누구라도 고민없이 정품 프로세서를 선택하면 될 문제인데, 정품 프로세서와 트레이/벌크 프로세서의 가격 차이가 커지면 고민하는 분들이 좀 계신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프로세서는 고장 또는 불량 발생 빈도가 낮은 부품이다 보니, A/S 받을 일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얼마라도 좀 아껴 보자는 마음에 트레이/벌크 프로세서 구입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바로 이런 분들 위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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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형성된 프로세서 가격을 간단히 테이블로 정리해봤습니다.

     

    아주 일부의 프로세서를 제외하면 대개 15% 혹은 그 이상 가격 차이가 벌어진 걸 알 수 있는데, 확실히 정품 프로세서가 더 비싸고, 그간의 가격 차이보다는 좀 더 큰 차이가 발생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이러니까 고민과 갈등을 하는 사용자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품으로 코어 i5 프로세서를 선택하기 위해 3만원을 더 쓴다? 솔직히 무조건 정품 쓰라는 이야기를 드리기엔 작지 않은 금액 차이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품 프로세서를 사용해야만 하는데요,

     

    트레이/벌크 프로세서를 구입해볼까?” 하는 의도 속에는 어디까지나 “프로세서의 불량률은 낮으니까, 또는 설마 내가 쓰는 프로세서가 불량은 아닐 거다”는 믿음이 전제된 경우일 것입니다. 언제라도 불량이 발생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면, 3년이란 시간 동안 무상 A/S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고작 3만원 때문에 포기할 리가 없거든요.

     

    프로세서는 확실히 다른 부품 대비 불량률은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DDR4 기반의 스카이레이크 플랫폼 이후로는 프로세서의 불량 발생 비중이 DDR3 기반의 과거 프로세서 대비 좀 더 높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마냥 불량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것도 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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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로 잘 사용하던 PC가 갑자기 안되서 확인해보니 CPU 뒷면에서 MLCC 부품 하나가 떨어진 불량이 발생되었다

     

    실제로 저 또한 7700K 프로세서를 1년 넘게 잘 사용하다가 갑자기 불량이 발생해서 A/S를 받은 경험이 있거든요. 근래 3~4년 동안 제 프로세서 외에 주변 지인의 프로세서까지 A/S를 진행한 것이 총 3번 정도 됩니다. 훨씬 예전에는 오버클럭이 취미라 수시로 프로세서, 머더보드, 메모리 등을 바꿈질 해댔음에도 불구하고 불량 한번 없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에는 불량률이 증가한 셈이지요. 적어도 저와 저의 주변 지인들에게는 말입니다.

     

    다행히 모두 정품 프로세서였기에 A/S는 잘 받을 수 있었는데, (가격 차이가 정품 하나 살 돈으로 트레이 2개 살 수 있을 만큼 산으로 간 게 아니라면) 이거 하나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정품 프로세서 혜택

     

    정품 프로세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인증/등록이 가능한 Realcpu.co.kr 사이트에 가보면 인텔 정품 프로세서를 선택한 사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아주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지면을 할애해 일일이 정품 프로세서의 혜택을 줄줄이 설명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만, 적어도 3년이란 시간 동안 나의 프로세서 모델이 단종된 경우에 차상위 동급 제품으로 교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좀 강조해드리고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7700K 프로세서 A/S 당시 7700K 프로세서가 있어서 동일한 모델로 교환 받았지만, 지인의 7700 프로세서의 경우는 프로세서가 단종되어 8700으로 교환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7700은 4코어 4스레드, 8700은 6코어 12스레드 상당한 차이죠. 다만 7세대와 8세대는 머더보드 소켓이 달라 머더보드를 바꿔야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기만 잘 맞추면(?) 7세대 프로세서를 9세대 프로세서로 교환 받은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3년이면 인텔은 최소 2번의 세대 교체가 가능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기가막힌 타이밍에 맞춰서 고장 나는 프로세세에 고마워 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외에도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기 어려워 택배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배송 비용을 인텔에서 부담하는 혜택도 있습니다.

     

    정품 프로세서는 그냥 A/S 기간만 3년으로 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잘 모르는 다양한 정책들이 뭉쳐져 있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혜택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며

     

    합리적인 소비의 바탕은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는 것인데, 같은 기능/성능을 가진 제품을 15% 이상 더 비싸게 주고 사야한다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고자 건강 보험이나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는 것처럼, 정품 프로세서는 언젠가 발생될지 모를 프로세서의 불량이나 고장으로부터 확실한 A/S, 나아가 상황에 따라서는 더 좋은 혜택으로 사후지원을 받기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요?

     

    정품 프로세서라는 현명한 선택은 우리의 안전하고 즐거운 PC 라이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필수 조건이라는 이야기를 드리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